지난 6일 현충일을 맞아 열린 정치 집회에서 알뜰폰 사업자 퍼스트모바일이 현장에서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쳤습니다. 이 업체는 개인정보를 요구하고, 고액의 요금제를 제시하는 등 알뜰폰의 취지와는 동떨어진 영업 방식으로 논란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이번 집회는 서울 중구 동화면세점 인근에서 자유통일당과 전광훈 목사가 이끄는 대규모 ‘자유통일 국민대회’의 일환으로 개최됐으며, 약 2만 2000명이 참석했습니다. 집회 중 퍼스트모바일은 “유심이 애국심이 되는 순간”이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내건 부스를 운영하며, 시민들에게 요금제 가입을 권유했습니다.
퍼스트모바일은 전광훈 목사가 설립한 알뜰폰 업체로, 직원들은 집회 참가자 및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번호이동 예약 신청서’를 작성하도록 권유했습니다. 이 신청서에는 이름, 연락처, 주소 등 개인정보를 기입해야 하지만, 요금제에 대한 상세한 설명은 거의 없었습니다.
퍼스트모바일은 2022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등록되어 KT의 망을 사용해 LTE 후불 요금제를 판매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요금제는 KT의 기존 요금제보다도 비싸서 알뜰폰의 경제적 이점을 무색하게 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요금제로 ‘퍼스트 데이터100G+블라이스’는 월 100GB의 데이터를 제공하며 6만 5000원에 판매되고 있습니다. 반면, KT는 같은 100GB 데이터를 월 4만 5000원에 제공하고 있어 큰 차이를 보입니다. 비슷한 조건의 KT엠모바일 요금제와 비교하면 차이는 더욱 두드러집니다. 퍼스트모바일의 ‘퍼스트 시니어 2GB’ 요금제는 1만 4300원으로 같은 데이터를 제공하는 KT엠모바일 요금제보다 훨씬 비쌉니다.
특히, ‘퍼스트기부10’ 요금제는 월 3GB 데이터를 제공하면서 3만 8000원의 요금을 받고 있습니다. 동일한 데이터 양을 제공하는 KT엠모바일의 요금제는 8800원에 불과해 퍼스트모바일 요금제가 4배 이상 비쌉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알뜰폰 사업자 진입 문턱을 낮춰 다양한 사업자들이 진입할 수 있도록 했지만, 퍼스트모바일의 경우는 바람직하지 않다”며 “당장 규제는 어렵지만, 향후 적절한 규제 방법을 고민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퍼스트모바일의 요금제가 과연 통신비 절감과 시장 경쟁 촉진에 기여하는지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으며, 정부의 규제 여부에 이목이 쏠리고 있습니다